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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메이트>의 이수경 [2006-06-13 13:14]

어쩌면 ‘수경’이 저의 소울메이트가 아닐까요?




5년간 만났던 연인과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운명의 상대 사이에서 아무도 선택하지 않은 채 “운명은 믿지만 당신이 내 운명인지는 모르겠다”고 읊조리던 <소울메이트>의 수경은 이수경이란 신인배우를 다시 보게 했다. <하늘이시여>에서 온통 핑크색으로 꾸며진 침대 위에서 슈나우저 돌쇠를 끌어안고 “이리가 내 생각만 하면 좋겠어”라고 혀 짧은 소리를 내는 공주 슬아 캐릭터의 부담스러움은 한 배우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울메이트> 속 털털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수경의 모습을 보지 않았다면, 이수경에 대한 인상은 한쪽으로만 굳어졌을지도 모른다.

 

“처음 <소울메이트> 대본을 받을 때부터 수경이란 인물을 정말 하고 싶었어요. 공주보다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다가가는 인물이 좋거든요. 수경이는 2, 30대가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인물이잖아요. 나두 A형인데, 수경이도 A형 여자죠. 우유부단하지만 고집도 있고. 우린 참 많이 닮았어요.” 실제 이수경은 <소울메이트>의 수경이와 털털한 면에서 많이 닮았다. “<하늘이시여>에 가면 제가 막내 분위기인데 <소울메이트>에서는 여자 남자 없이 모두 형, 형 해요.” 스탭프든 배우든 같이 놀고 어우러지는 <소울메이트>의 촬영장은 어른들만 있던 <하늘이시여>의 촬영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조금만 방심해도 애교 많고 방방 뜨는 이수경의 진짜 성격이 나올까봐 연출의 톤을 낮추느라 조심했다”는 <소울메이트> 노도철 PD의 증언대로 촬영장의 분위기는 짐작 이상으로 즐거웠다. 또래들끼리 어우러지는 자연스러움은 화면 밖으로도 고스란히 전해져 미진(김미진), 유진(사강), 수경이 한데 모여 수다를 떠는 모습에 자신을 겹친 2, 30대 시청자들이 많았다.

 

“운명의 상대만 믿으면 지금까지의 사랑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될까봐, 현실 속에서 정리할 수 있을 때 정리하는” <소울메이트> 속 수경의 현실적 모습은 “남을 아프게 해서 그 다음에 내가 행복하라는 법이 없으니 자신도 수경과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수경의 모습이기도 하다. “착한 사람이 되고픈 욕망” 이전에 사랑 하나만으로 몰아갈 수 없는 일상의 소중함을 아는 현실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소울메이트는 만나기 힘들어서 그렇지 있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운명은 자기가 받아들이냐, 받아들이지 않으냐의 문제잖아요.”



이수경은 항상 발을 땅에 딛고 있으려 노력하는 사람이다. “갑자기 인기를 얻어 확 뜨는 식이나, 심하게 한 이미지만으로 부각되는 거품은 되지 않으려구요. 다만 차근차근 할 수 있는 데까지 올라가야죠”라는 배우로서 엄격한 다짐은 이런 자기 성찰에서 나온다. 사실 이수경에 대한 첫인상은 마냥 어리고 곱게 자란 정물화 속의 소공녀 이미지다. 하지만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언뜻언뜻 불안함과 두려움이 드러나곤 했다. “전 겁이 많고, 조금 부정적인 사람이에요.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아요. 좋은 일만 있으란 법은 없고, 안 좋은 일을 미리 생각해두고 있으면 그 다음에 상처받을 때 괜찮으니까.” 이런 조심스러움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술 전공에서 연기로 방향을 바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방황의 시간에 체득했을지도 모른다. “그 사이 해보고 싶은 것은 다 해봤어요. 비디오가 보고 싶으면 비디오만 매일 보고, 요리에 빠질 때는 요리만 배우고, 언젠가는 십자수에 빠져 하루 종일 십자수만 붙잡고 있기도 했으니까.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열심히 하거든요.” 그 시간 동안 하루 세 시간씩 꾸준히 운동하며 몸매를 다듬었던 이유가 그저 “예쁜 옷을 입고 싶어서”라고 하지만 이내 내뱉는 “가만히 있으면 생각이 많아지고 불안해진다”는 고백에서 그가 거친 긴 성장통을 짐작해볼 수 있으리라.

 

“여자는 나이가 들어도 마음 한구석에 자기의 가장 예쁘고 꾸밈없던 소녀시절 모습을 간직해야 한다”며 아련한 눈빛을 보내는 소녀 이수경과 “순수함과 순진함은 분명 다르고, 많이 아는데 순진한 것은 거짓말이다”는 25살의 이수경. 그렇게 이 여자는 긍정과 부정이, 소녀와 성인이, 털털녀 수경과 공주 슬아가 묘하게 공존하는 단아한 유기그릇 같다.


글 : 석현혜   사진 : 이원우  스타일리스트 정주연 의상협찬 DEAMOO 신발협찬 NINE WEST 헤어 메이크업 W.PURITY

From:MAGAZINE t


 

[씨네 21 2006년 06월 557호] - [씨네 21]  

[소울메이트]의 이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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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http://www.mo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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