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Time,이수경
배우 이수경. 그녀의 외모는 행복한 결말을 믿게 하는 동화 같은 힘을 가졌다. 아름다움, 진심, 배려, 다정함으로 빛나는 눈. 그래서 여러 번 캔디 같고 신데렐라 같은 배역이 그녀를 찾았을 것이다. 올 가을 그녀의 또 다른 드라마가 시작된다. 전혀 새로운 역할이다. 사람들은 모르는, 신데렐라의 또 다른 시간을 상상해본다.
드라마 <대물> 방영을 앞두고 있어요. <천만번 사랑해> <국가가 부른다>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 드라마네요. 해외 MBA 출신의 섹시한 커리어 우먼 역이라면서요.
조금 다른 모습을 시도해봤어요. 기존에 저는 밝거나 약간 우울하달까요 그런 역할을 주로 해왔는데요, 이제까지 제게 없었던 느낌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이번 역을 맡게 됐어요. 그런데 조금 어렵네요. 한 번도 보여드린 적이 없는 모습이라 어떻게 보실지 기대도 많이 되고 부담도 많이 돼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건가요. <국가가 부른다>가 끝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정 반대의 캐릭터를 시도하는 거니까 아무래도 심적 부담이 커요. 하지만 제게 이로운 스트레스인 것 같아요. 그동안 비슷비슷한 역할을 하면서 그 익숙함에 저도 모르게 긴장이 풀렸던 부분이 있거든요. 제 자신이 다시 조여지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한편으로는 굉장히 재미있어요.
그간 순수함이 매력인 캐릭터로 꾸준히 여주인공을 맡으며 순항 중인 당신이에요. 굳이 변신이 필요했을까요. 제 외모가 평범해 보이는 느낌이 많은데 그런 부분들만 너무 보여주면 이미지가 고정이 될 것 같아서 고민이 굉장히 많았어요. 바꾸고 싶었지만 사실 겁도 조금 났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도 애매했죠. 누군가 제게서 다른 느낌을 찾아내주길 바라기보다, 스스로 찾아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 기회를 잡게 되었어요.
이번 캐릭터가 본인 성향과 많이 다른가요? 어떤 점이 표현하기가 가장 어려운가요. 우선 저보다 나이가 많아요. 연기자라면 나이도 훌쩍 넘나들어야 하는 거겠지만 살아보지 않고 그 시간을 채워 느껴야 한다는 게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저한테 필요한 건, 우선 다르다는 생각의 거리를 좁히는 게 목표예요. ‘나에게도 이런 면이 있을 수 있지’라고 생각을 하려고 노력해요. 굳이 나와 다르다는 생각을 안 하려고 해요.
언제나 단독 여주인공이었던 당신인데, 여성 대통령을 소재로 한 이번 드라마에서는 고현정이라는 거물급 배우와 함께 하게 됐어요. 자극이 될 것 같아요. 일할 때 굉장히 카리스마 있고 멋지세요. 어린 시절부터 그분의 드라마를 보고 자랐는데 함께 하게 되다니 너무 신기하고요. 꼭 한 번 함께 하고 싶었는데 저로서는 굉장히 기쁜 일이죠.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배우에게는 연기력 외에 스타성이 요구되곤 해요. 이번에 함께 출연하는 고현정, 권상우라는 배우처럼요. 당신이 연기력 외에 갖고 싶은 덕목은 무엇인가요. 연기력 외에 무언가를 더 가질 수 있다면 말씀하셨듯 제게도 스타성이라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배우는 대중에게 ‘보이는’ 사람이기 때문에 평소에도 어떻게 보이는가는 중요한 문제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소울 메이트>의 당신을 좋아해요. 당신에게는 어떤 작품이 가장 각별한가요. 시청자 분들과 관객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데요, 저는 영화 <가면>이 가장 각별해요. 저한테는 첫 번째 도전이었던 게 <가면>이라는 영화였거든요. 트랜스젠더라는, 쉽지 않은 역할이었죠. 그 역할을 해본 게 배우로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이번 작품도 제게 그런 각별한 드라마가 될 것 같아요.
배우로서 7년을 보냈어요. 연기 외적인 활동이 거의 없었음에도 꾸준히 주연급으로 캐스팅되고 충실히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쌓고 있는 당신이에요. 어떤 기질 때문이었을까요. 글쎄요. 무대뽀 정신?(웃음) 한번 시작하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했어요. 그리고 그때그때 들어오는 일들을 하는 것에 대해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했어요. 돌아보면 특별히 잘한 건 없는 것 같은데 그때그때 일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했다는 게 제게 굉장한 힘이었던 것 같아요.
배우가 나의 천직이라고 느끼나요. 제가 사실 잠이 되게 많아요, 그런데 일을 할 때는 잠도 없어져요. 남들은 쉴 때 얼굴이 좋아진다는데 저는 쉴 때 오히려 맥을 못 추고 작품에 들어가면 얼굴이 좋아져서 다들 좋은 일 있냐고 물어봐요. 신기해요. 제가 소극적인 성격인데 배우라는 직업은 제가 못 해본 여러 가지 일을 시도하게 하고요. 굉장히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아요. 다른 일은 못할 것 같아요.
From:S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