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이수경-무작정 도전하고픈 욕망
얼마 전, 포털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세간의 관심을 불러 모은 이수경. KBS 드라마 <며느리 전성시대>에서 천방지축 맏며느리로 출연하며 ‘국민 며느리’로 등극한 그녀가 영화 <가면>에서는 비밀을 간직한 네일 아티스트로 스크린에 도전장을 냈다. 심판은 관객의 몫이다.
Feel So Good
그녀의 신선한 마스크는 충무로의 새로운 자극이다. 특히 웃을 때 반달 모양이 되는 눈은 그 자체가 마스코트다. 드라마에서 줄곧 깜찍하고 발랄한 역할을 도맡아 온 그녀는 이번에는 180도 다른 캐릭터로 관객 앞에 섰다. “시나리오를 읽고 무작정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감독님한테 가서 무조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어요”라며 캐릭터에 대한 도전과 연기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영화는 <타짜>에서 조승우의 상대역 화란으로 잠깐 출연한 적이 있지만, 이야기의 중심에 서서 극을 전개시키는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에서 그녀가 맡은 차수진은 내면에 감춰진 슬픔과 비밀을 표정으로 발산해야 하는 녹록지 않은 캐릭터. 그녀는 “네일 아티스트라는 직업은 여성스러움과 신비스러움을 반영한 설정”이라며 “영화를 보면 비밀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했다. 그녀는 그런 언질을 통해 영화를 보지 못한 관객들이 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영민한 배우였다. <가면>이 끝나자마자 이선균 이민기 유진과 함께 크랭크 인을 앞두고 있는 영화 <왠지 느낌이 좋아>(가제)에 캐스팅된 그녀.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활약하는 그녀의 충무로 행보가 왠지 느낌이 좋다.
The Mask
마치 가면을 쓴 것 같다. 음식을 먹을 때와 인터뷰를 할 때, 그리고 메이크업을 하면서까지 대본을 읊조리는 그녀의 얼굴에는 상황마다 다른 표정이 스며 있다. 긴장감과 안온함 같은 상당히 이질적인 표정이 기묘하게 공존하면서 특정 상황에 직면하면 얼른 하나의 표정이 자취를 감춘다. 순식간에 가면을 쓰고 표정을 가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정확하고 빨랐다. 인터뷰할 때, 그녀는 ‘웃는 가면’을 썼다.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터라 조금은 피곤한 기색이 엿보였지만, 그녀는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반달 모양의 눈을 하고 있었다. “영화 촬영하면서 계속 위염에 시달렸어요. 촬영하는 동안 약을 복용할 정도로 아팠지만 내색은 못하겠더라고요”라며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할 때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She's Soul mate
CF계에서도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는 그녀는 수직상승하는 인기가 아직 실감이 안 되는 모양이다. “제가 출연하는 드라마가 인기가 좋다고 해도 저는 전혀 모르겠어요”라며 겸손해 하면서 “그냥 열심히 하는 것이 전부”라고 겸연쩍어 한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근성은 남다르다. “<가면>에서 맡은 역할에 충실하다 보니 생각도 많아지고, 사람도 조용해지더라고요. 언젠가 한번 선배한테 인사를 했는데, 제가 변한 것 같다며 놀라셨어요”라며 자신이 얼마나 캐릭터에 몰입했는지,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차수진이라는 캐릭터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라 그것을 표현하려고 잠도 안 잤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그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 인터뷰가 길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영혼의 동반자는 누가 뭐래도 ‘연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만큼의 시간으로는 족했다.
지용진 기자 2007.12.31
From:moiveweek / http://cafe.daum.net/xcuv032/BmoG/132